오사카성

오사카성
나고야성, 구마모토성과 함께 일본의 3대 성으로 불리움
'지상 55미터 8층 높이의 누각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축성했다.
1931년 병풍에 그려진 오사카성을 참조해 철근 콘크리트 건물로 만든 것이 현재 모습이다.
천수각 지붕의 8마리 범고래 조각과 건물 외벽을 치장한 8마리의 범모양은 모두 금으로 장식되어 있다.'


오사카에서 마지막 날이다.

어제 너무 여러 곳을 돌아다녀 다리가 아프긴 했지만, 마지막 하루를 오사카에서 지내기 위해 오사카성으로 가기로 했다. 12시에 친구네 집에 초청을 받아 가야 하기 때문에 오늘도 일찍 움직이기로 했다. 오사카 시내는 밤에 보는 것이 더 화려하다고 하지만 아직 오사카를 구경하지 못해서 아침 시내구경을 하기로 했다. 오사카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노선을 갈아타야 하는데 난 시내를 통해 갈아타야 할 곳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아침부터 사람들은 매우 많았다. 가부키 공연을 하는지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과 배우들을 사진 찍는 사람들로 뒤엉켜 아침 시내를 활기차게 하여 주었다. 여기저기 한국사람들이 사진 찍는 소리도 들리고 오코노미야끼를 사 먹는 아이들도 보인다. 수로 위 다리를 지나 오사카성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멀리 보이는 오사카성은 위엄도 있고 크기도 엄청나게 크고 화려함은 어느 일본절 처럼 비슷했다. 주위에 둘러싸여 있는 호수도 인상적이었는데 그 호수 위에 성벽에 앉아 낚시하는 일본의 강태공들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곳에서 낚시해도 되는지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역시 조금 걸어가니 낚시 및 수영금지라고 되어있었다.

오사카성은 현대에 다시 지어진 것으로 화려하고 웅장했지만 별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아마도 어제 호류지에서 본 백제문화에 아직도 너무 취해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느덧 시간은 12시를 넘어버렸고 난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약속시각을 이미 넘겨버린 것도 그렇고 선물도 사야 되는데 그것도 못한 것이다. 오사카성을 나와 난 가장 가까운 역으로 가 친구네 집으로 가는 노선을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노선표를 보고 또 봐도 알 수가 없어서 난 친구한테 전화했더니 남바역으로 다시 돌아가서 와야 한다는 것이다. 아 완전 정반대 쪽으로 왔는데 에고. 노선도를 다시 핀 나는 빠르게 남바역으로 가는 노선을 찾아 드디어 남바역으로 왔다. 남바역에서 나오자마자 백화점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바로 선물을 사러 들어가 스파클링로제와인을 샀다. 발걸음이 급해진 나는 부지런히 친구네 집으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백화점에서 꽤 멀리 떨어져 보이는 이곳 개찰구는 내가 처음 오사카에 왔을 때 추위를 피해 내려온 출구다.

30분 정도 열차를 타고 친구와 만나 친구네 집으로 갔다. 깔끔하게 정돈된 마당이 있는 아담한 단독주택으로 나는 친구 가족들을 소개받고 바로 늦은 점심으로 만두를 먹으며 같이 맥주와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맥주병도 하나둘 쌓여가고 와인병도 하나둘 쌓여가고 새로운 추억도 쌓여가고 있을 때 나는 오사카를 떠나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왔다. 9시가 버스 시간이었는데 친구랑 나는 취해 8시 정도에 택시를 타고 동네 역으로 와 남바역으로가는 기차를 탔다. 호주에서도 항상 같이 술 마시던 술친구가 15년이 흐른 뒤에도 역시 변함없는 술친구가 되어주니 뭉클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우리는 짧은 인사를 하고 난 급히 도쿄까지 오는 나이트버스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