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도쿄에서 나이트버스를 타기 위해 도쿄디즈니랜드로 향했다. 개장이 마무리 돼가는지 많은 사람이 밖으로 나오고 있었고 난 인파를 뚫고 도쿄 디즈니 끝에 있는 버스 주차장으로 갔다.

버스 주차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자신들의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고 안내원들은 행선지 푯말을 들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첫 버스투어라서 솔직히 너무 불안하기도 했고 또 일본어로만 쓰여 있었기 때문에 오사카행이 어디로 가야 하는 지도 몰랐다. 형수랑 같이 안왔으면 조금은 헤맬 뻔 했다. 미리 인터넷에서 확인한 안내원의 옷차림을 찾아 표를 보여주니 주차장 끝으로 가라고 알려주었다. 형수는 내가 못 찾아갈까 두려운지 버스안내원한테도 친절히 내가 내려야 하는 곳에서 알려주라고 부탁까지 하셨다. 고마우신 형수님.

버스에 올라 출발을 기다리면서 보니 외국인은 나 한 명 이었고 안내원은 한글과 영어로 된 버스안내서 한 장을 꺼내 나한테 줬다. 버스는 정확한 시간에 출발했고 도쿄를 떠나 이제 오사카로 향해 밤새 달려가기 시작했다. 나이트 버스다보니 커튼을 다 내려야 해서 가는 도중 밖에 풍경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가끔 틈새로 보이는 일본야경이 좋아 보였다.

두 시간 마다, 휴게실과 주행을 반복하며 드디어 아침 7시에 오사카에 도착하니 차장 아저씨는 친절하게 나를 보며 내리라고 손짓했다.

오사카 남바에 내리니 처음 맞이해 주는 것은 역시 찬 새벽 기운으로 여기서 그냥 친구를 기다리다가는 만나기도 전에 얼어버릴 거 같았다. 난 주위를 둘러보다 지하도 공중전화를 찾아 친구한테 전화했다. 15년 만에 만나는 친구, 너무 많이 바뀌어 버린 외모에 서로 기억할까 또 알아볼까를 걱정해야 되는 세월이 지났지만 멀리 걸어오는 친구의 모습은 15년 전의 그 친구였다.

서로 보며 한번 씩 웃고 이내 어색함은 사라지고 다시 15년 뒤로 시간은 돌아가 버렸다.
지하도에서 나와 맥도날드에서 커피 한잔을 하면서 15년을 맞춰가느라 열심히 서로에 대해 알아갔다. 오사카에서 3일밖에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만나자마자 우리는 교토로 여행지를 정해 기차를 타러 갔다. 교토역 인포메이션센터에서 지도와 일일 버스표를 구매한 후 주변 관광을 시작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어서 그런지 관광지에 대한 설명과 책자 그리고 교통편도 아주 잘 되어있는 편이었지만 유명한 관광지다 보니 버스는 항상 만원 버스에 사람들 사이에 눌려서 타야 했다. 가이드가 지도에 표시해준 곳을 차례대로 돌다 보면 주요 문화재는 거의 다 돌 수가 있으며 음식점들 메뉴도 영어로 잘 준비되어있어서 편했다.


로쿠온지 절
'사리전 금각이 특히 유명하기 때문에 킨카쿠지 절이라 불리며 정식명은 로쿠온지 절이다.
1994년에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되었다.'



긴샤단과 흰 모래를 후지산 형태로 쌓아올린 고게쓰다이

긴카쿠지 절 (관음절) 국보

킨카쿠지
무로마치 시대의 8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마사에 의해 세워지기 시작한 임제종쇼코쿠지파의 사찰. 가레산스이 정원이 아름 답다.


니넨자카
이 위에서 넘어지면 2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기요미즈데라의 입구인 니시몬

산주노토


혼도
1633년 재건된 길이 약 36미터, 측면 약 30미터의 거대한 목조건물


산넨자카
비가 오면 돌바닥이 젖어 더욱 아름답다.
이 언덕에서 넘어지면 삼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전설이 있다


요지야 아부라토리가미 よーじや あぶらとり紙

친구가 사준 얼굴기름종이 친구말로는 기름종이를 최초로 만든 곳이라고 한다. 교토에 가면 꼭 사야되는거라고 하는데 가격이 제법 됐다. 써본 사람들이 성능은 엄청 좋다고 한다.

교토 여행을 마치고 오사카로 다시 돌아온 우리는 호텔에 짐을 푼 후에 한잔하러 오사카 시내로 향했다. 시원한 맥주와 쿠시카츠 꼬치 튀김요리는 고소함과 느끼함이 같이 있어서 맥주 맛을 더 살려주는 거 같았다. 술집은 젊은 사람들도 가득차서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들리는 종업원들의 우렁찬 목소리에 가게가 들썩일듯하지만 그 분위기가 싫지는 않다.